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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정 시집-대머리와의 사랑(사인본) (해외배송 가능상품)

기본 정보
상품명 성미정 시집-대머리와의 사랑(사인본)
원산지 국내
판매가 10,000원
상품코드 P0000PL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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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의 책소개


199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해 ‘문단의 래퍼’라는 독특한 호명과 함께 출발한 성미정의 시력은 삶의 주체, 여성으로서 걸어온 문학적 발자취다. 새로움과 신선함으로 무장한 출현 이래 “문학의 첫 약속과 함께” 갈 것을 잊지 않는 시인(황현산). 그와 동시에 일, 결혼, 육아…… 삶의 내용 어디에서건 시의 자라남을 꼼꼼히 들여다볼 줄 아는 시인.

흔히 시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현실에서 현실 너머를 발견하는 것, 딱딱한 세계의 외피 속 꿈틀거리는 이면을 꺼내보이는 일이라면 성미정은 결코 그 덕목을 놓은 적이 없다. “일상을 갱신하는 힘”, 낯설지만 독창적인 시선으로 “세상과 진정 소통할 수 있는, 그래서 세상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그런 시”(김진희) 말이다. 시인들의 첫 시집을 ‘씨앗’에 비유한다면 『대머리와의 사랑』은 더없이 탁월한 예라 하겠다. 무한한 잠재력의 원형, 이미 그 속에 미래의 가능성─줄기와 열매까지 내포한 하나의 세계.


비밀 없는 행복은

하늘 아래 존재하지 않는 거야


시집 『대머리와의 사랑』의 입구는 동화의 문이다. 『미운 오리 새끼』 『백설공주』 『파랑새』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들을 빌려 비틀어가는 ‘동화’ 연작은 물론, ‘동화적 상상력’이야말로 이 시집 전체를 아우르는 힘이다. 동화 속 주인공이 어느 밤 벽장에서 다른 세상으로 이어진 문을 발견하듯, 시인은 현실의 틈에서 ‘시로 들어서는 통로’를 발견한다. 여느 때처럼 존재하던 벽장이 어느 날 문득 환상의 입구로 열리는 때, 시인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벽장 속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그러나 시인의 동화 나라는 신비하고 아름답기만 한 원더랜드가 아니다. 오히려 세계는 “추위란 공기의 다른 이름일 뿐”인 곳(「쿨 월드─성냥은 있다」), “눈이 내리고 거센 바람이” 부는 ‘쿨 월드’, 냉혹한 현실 그 자체다(「쿨 월드─애완견 센터」). ‘동화 속 이야기’는 자꾸만 비극으로 달려가고, 인물들은 굴레에서 벗어날 탈출구, 존재하지 않는 먼 곳을 꿈꾼다. 환상 속에서도 환상을 꿈꿔야 할 때, 우리는 이 무대가 실은 상상의 나라가 아닌 현실의 노골적인 거울임을 깨닫게 된다. 성미정의 시에서 현실과 환상은 솔기 없이 박음질된 양면, 데칼코마니처럼 서로를 비추며 지상과 지하로 자라는 쌍둥이 나무(「가족 나무」)다.


(……) 처녀는 나무가 두려웠다 파내서 뿌리째 태워버리려고 했다 그 밤 처녀는 나무의 비밀을 만나게 되었다 나무는 뿌리가 없었다 한 그루의 똑같은 나무가 땅속으로 자라고 있었다 마치 정교한 거울 같았다 어둠 속에서 자란 가지 끝에는 혈색 좋은 얼굴들이 익어 있었다 처녀는 나무를 다시 심었다 땅속에 묻혀 있던 나무는 지상으로 지상의 나무는 지하로 묻어버렸다 마치 결혼식과 장례식을 함께 치른 듯 처녀는 피곤했다 날이 밝았다 아무도 그녀를 알아볼 수 없었다 잘 자란 나무 곁에 나무껍질처럼 주름진 노파가 쓰러져 있었다


─「가족 나무」 부분


1990년대 말, 『대머리와의 사랑』을 통해 성미정은 세련된 상상력, 실험적 화법으로 단숨에 주목받았다. 그런데 두번째 시집 『사랑은 야채 같은 것』(민음사, 2003)에서 시인 스스로 「실험적이고 모더니티한 시를 쓴다는 성미정 씨의 고백」을 밝힌 바, 시인은 모더니스트라는 별명도 실험 시인의 자리도 한사코 마다한다. 가만, 이 첫 시집 속 성미정의 시들을 들여다보노라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기 이전에 그 ‘경계’가 실재하는 것인지 되물어오는 날카로운 물음과 마주하게 된다.

시인이 종종 밝혀왔듯, 때때로 ‘현실이야말로 환상보다 더 환상적이며 동화보다 더 동화 같은 모습’으로 일렁거린다. 말하자면 우리가 환상적이라 여기는 성미정의 시 세계는 ‘별나게’ ‘다르게 보이기’ 위해 눈속임을 시도한 결과가 아니다. 시인의 상상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지 않았을 뿐인, 현실의 기이함과 비틀림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정직함’에서 온다. 시인이 정의하는 상상력이 “내게는 익숙하지만 독자들은 낯설다고 말하는 기질”인 이유다(2003 중앙대학교 문학포럼 〈디지털 시대의 글쓰기〉).


바라만 보던 사람들은 결코 날릴 수 없는

역전의 홈런


『대머리와의 사랑』과 마주앉는 일은 그로테스크한 이미지, 쌉싸래한 유머, 예리한 지성과 번뜩이는 말놀이가 총동원되는 ‘읽는 이의 기쁨’이다. 어느 하나 우위라 콕 집어 손들어주기엔 한쪽의 머리가 다른 쪽의 꼬리가 되어 물고 물리는 얽힘이다. 둥근 원, 순환하는 고리는 시집 속에서 반복되는 이미지와도 닮은 구석이 있다. 둥근 달과 둥근 식탁, 둥근 손잡이는 물론, 고독과 살의마저도 둥글어지는 원의 세상. 게다가 시집의 한 허리를 받쳐든 것도 ‘야구’ 연작이라니, 야구란 원형 스타디움에서 둥근 공을 주고받으며, 필드 한 바퀴를 돌아 ‘홈인!’, 그렇게 외치는 경기 아니던가.

오고감과 주고받음, 반복과 전복은 이 불온한 환상의 세계를 이루는 큰 축일 테다. 꽃씨를 팔던 종묘상의 주인은 자신이 어린 씨앗이 되어 타인의 몸에 심기고(「심는다」), 언니 품에서 자란 동생이 도리어 영영 언니를 업어지게 되거나(「언니라는 존재」), 그림자가 주인의 자리를 차지해 ‘그녀 행세’를 하는(「그녀와 그녀의 그림자」) 식이다. 이 기묘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덧 우리는 출구도 입구도 알 수 없는 원형의 미로, 그 한가운데다.

이 미로에서 탈출하기 위한 실마리, 시의 바깥에 매어둔 끈을 따라 시 속 세계를 따라가보는 방법도 있겠다. 시를 현실의 우화로, 현실에 ‘교훈’을 주기 위한 이야기로 읽어내는 일이다. 그러나 실마리를 따라밟는 길 위에서, 우리는 오히려 더 깊숙한 미궁으로 빨려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성미정의 세계에서 실과 끈이란 내부를 향해, “뇌 속으로 자라”는 머리카락(「대머리와의 사랑 2」) 혹은 “입 속으로/꾸역꾸역 스며”드는 “검고 질긴 뿌리”(「칡즙 파는 남자」)인 법이니.


성미정의 ‘동화적인 시’를 그저 그로테스크한 ‘잔혹 동화’로만 읽기란 충분치 않다. 이 시들은 탈출게임이 아니고, 힌트를 숨겨놓고 정답을 추리하는 퀴즈풀이는 더더욱 아니다. 미로에는 하나의 출구, 가르침과 깨우침으로 직진하기 위해 닦은 길이 없다. 끝없이 주고받으며 교차하는 이야기들, 층과 층, 교차와 교차가 빚어내는 생성의 리듬부터 함께해볼 일이다. “기꺼이 엉킨 나라의 제왕”을 자처하는 그때, 성미정의 미로는 끝없이 새로운 길이 자라나는 공간, 무수한 갈래를 품은 건축이 된다.


(……) 엉킨 나라를 풀어보려고 애썼지만 수학엔 소질이 없는지라 풀 수 없었다 가위로 끊어버리려 했으나 끊어지지 않았다 엉킨 나라는 끊어야 할 나라가 아니라 풀어야 할 나라였다 엉킨 나라 밖으로 도망치려 했으나 출구를 찾을 수 없었다 모든 길이 미로처럼 엉켜 있었다 (……) 그녀는 기꺼이 엉킨 나라의 제왕답게 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엉킨 나라는 풀려가기 시작했다 이 나라의 이름은 풀린 나라다 언제부터 풀렸는지 왜 풀렸는지 풀린 나라의 제왕인 그녀는 그 비밀을 알고 있다


─「동화─엉킨 나라」 부분


걷고 걸으면

다시 출구가 나오는 환한 빛을 향해


성미정이 쌓아올린 “끝도 시작도 알 수 없는 둥근”(「야구처녀의 고독은 둥글다」) 미로 앞에서 다시 ‘씨앗’을 그려본다. 영원히 반복되지만 불현듯 어긋나며 전진하는 이야기들, 시인이 주로 이십대 후반에 쓰고 엮은 이 거대한 상상의 건축은 ‘끝없이 갈라질’ 가능성을 품은 씨앗이다. “두 발에 꼭 맞는 구두”(「구두를 만든 사람」)를 찾기 위해 나설 길들, 그 “모든 뿌리의 기억”(「검고 낡은 구두와의 이별」)이 미로-씨앗 속에 숨어 있다. “머리카락을 더이상 누를 수/없었던 뇌가 그를 배반”(「대머리와의 사랑 2」)하듯 터져나오는 순간, “더이상 비로 가둘 수 없던 스크린이 찢어”져 쏟아져내리는 때가 오면(「영화─해피 엔딩」), 되돌아온 현실, ‘삶이라는 구두’의 또다른 여정이 움틀 것이다.

그러니 그때까지 우리는 기꺼이 길 찾기를 놓아버려도, 자라나는 길들로 득시글거리는 이 밀림을 맘껏 헤매어도 좋겠다. 성미정의 ‘월드’에서 현실이란 환상의 출구, 환상은 곧 현실의 입구니까. “가둔 것들”과 “갇힌 것들”이 구분되지 않는, 구분할 필요조차 없는 곳이니까(「가둔다」).


대머리의 뚜껑을 열면 취한 새와 껍질 벗은 뱀과 지느러미 떨어진 물고기들이 쏟아지는 세계(「모자를 쓴 너」), 혹은 그 뚜껑 속에 담긴 희고 연한 뇌수(「그녀와 그녀의 그림자」)의 공간. 이 ‘낯선 현실’로의 초대장 『대머리와의 사랑』을 다시 띄운다. 언제든 벽장 속 입구를 열며 ‘우리 모두, 늘 그렇듯이, 홈인!’ 또 한번 외칠 수 있도록.


이제 끝난 게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처음엔 당신의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구두가 가는 곳과

손길이 닿는 곳을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시작입니다


─「처음엔 당신의 착한 구두를 사랑했습니다」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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